가치를 바르다, 비건 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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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바르다, 비건 뷰티

 

동물 복지와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착한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채식주의’라고 통용되며 육식을 하지 않는 것이 주된 실천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는 비건(Vegan) 열풍이 화장품으로 확대되면서 비건을 콘셉트로 내세운 브랜드들이 급증하고 있다.

비건 화장품의 정의가 법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보통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가 들어가지 않은 화장품을 말한다. 단순히 식물성 원료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고, 피부와 환경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하고, 자연에서 나온 친환경 성분만을 사용하는 화장품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비건 화장품의 정의


비건 화장품은 꿀, 밀랍 또는 우유와 같은 동물 유래 성분을 포함하지 않는 제품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들어 비건 화장품은 단순히 식물성 성분을 사용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016년 동물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화장품의 유통과 판매를 금지한 화장품법 개정 이후 비건 화장품에 대한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졌다.

비건 화장품은 일체의 동물성 성분을 포함하지 않고, 성분개발 과정에도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을 뜻한다.

최근 건강과 안전, 환경문제 등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화장품 성분은 물론 제조 과정까지 꼼꼼히 따지는 똑똑한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채식주의자와 반려동물 가구의 증가로 나타난 결과이기도 하다.



비건 화장품의 전망


채식주의와 동물복지의 역사가 깊은 유럽에서는 일찍이 비건 인증을 시작했다. 1944년 창립해 비건 인증을 주도하고 있는 영국의 비건 소사이어티(Vegan Society)가 대표적이다. 비건이라는 단어와 개념을 탄생시킨 단체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

1990년에는 비건 트레이드마크(Vegan Trademark)를 확립했고, 현재는 3만개가 넘는 제품이 비건 트레이드마크에 등록되어 있다. 유럽채식연합(EVU)에서 발급하는 브이라벨(V-Label)은 유럽을 대표하는 보편적 비건 인증마크로 유럽 27개국에서 통용된다.

비건 소사이어티와 브이라벨의 국내 에이전트는 하우스부띠끄이다. 2018년 11월 하우스부띠끄가 영국 비건협회와 공식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해 우리나라의 비건화장품 인증을 시작했다.

하우스부띠끄는 국내 화장품 유럽 수출 인허가 전문업체로, 30개 뷰티 브랜드의 200여개 제품이 하우스부띠끄를 통해 비건 인증을 받았다. 이는 제조라인이나 설비에 대한 현장 실사 없이 100% 서류심사로만 진행된다.

프랑스 이브(EVE) 비건 인증은 글로벌표준인증원이 독점 협약을 맺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비건 인증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 최초 비건인증기관도 생겼다. 그것은 한국비건인증원으로 2018년 12월 화장품 비건 인증을 개시했다. 화장품제조업과 화장품제조판매업이 신청대상이다.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 절차는 큰 틀에서 보면 해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해외 대부분의 비건인증기관이 서류심사만으로 제품을 인증하는데 비해 한국비건인증원은 동물성 유전자의 검출 실험을 통해 엄밀하게 비건임을 입증하는 과학적 시스템을 갖추었다.

원료의 제조과정에서도 동물성 물질이 이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 확인한 후 인증한다. 화장품업체를 통해 각 원료사에 원료별로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았고 동물 유래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확인서를 취합 받아 검토한다. 한국비건인증원은 이 절차를 가장 중시한다.

필요한 경우 현장 조사를 통해 관련 사항을 검증하기도 한다. 한국비건인증원은 비건 여부를 가리는 인증 절차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비건 관련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국내 OEM·ODM 기업들도 앞다퉈 비건 인증을 받으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2018년 10월 프랑스 인증 기관인 이브비건협회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화장품 생산설비에 대한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코스메카코리아도 지난해 5월 프랑스 이브비건협회로부터 화장품 생산설비와 제품에 대한 인증을 받았다. 유씨엘, 그린코스, 솔레오코스메틱, 씨엔에프 등도 작년 11월 이브비건협회의 비건 인증을 확보했다.

한국콜마는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로부터 세럼과 크림 품목의 비건 인증을 받았다. 작년에 적극적인 비건 인증 절차를 진행해 5월과 6월 토너, 로션, 크림 등 7개 품목의 인증을 획득했고 같은 해 12월 세럼, 크림 인증을 추가로 받았다. 마스크팩과 클렌징 제품 등으로 비건 인증을 넓혀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비건 화장품 브랜드 밀크 메이크업에 지분투자를 했다.


비건 화장품은 미래 성장 가치가 크다고 여겨지고 있으나, 아직은 인증 받기가 까다롭고 제품 만드는 단가가 높다고 한다. 그럼에도 동물 복지와 환경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비건 뷰티 제품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미래 환경 보호와 동물 복지에 앞장 설 수 있는 길로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